링크드인 'Open to Work' 배지, 달아도 될까요?
요즘 링크드인 피드를 열면 초록색 테두리가 유독 눈에 많이 띕니다.
"#OpenToWork"
저는 채용 시장의 내부자이자 Executive Recruiter, 그리고 커리어 전략가로서 수많은 분들의 커리어 전환을 설계해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이 작은 초록색 원이 누군가에게는 분명한 기회가 되고, 또 누군가에게는 의도치 않은 걸림돌이 되는 걸 봐왔습니다.
오픈투워크 배지를 다신 분들의 용기와 적극성을 존중합니다. 실제로 이 배지를 통해 좋은 기회를 잡으신 분들도 많습니다. 다만, 모든 도구가 그렇듯 '언제, 누가, 어떤 맥락에서' 쓰느냐에 따라 효과가 달라집니다.
오늘은 그 맥락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이 배지가 탄생한 배경을 알면, 조금 다르게 보입니다.
오픈투워크 기능은 2020년 6월, 코로나 팬데믹으로 수백만 명이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던 시기에 출시됐습니다. 미국의 대량 실업 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도구였죠.
미국은 "You're fired!"가 TV 드라마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나라입니다. 고용주가 언제든 해고할 수 있고, 직원도 언제든 떠날 수 있는 'at-will employment(임의고용)' 문화입니다. 해고와 이직이 일상인 곳에서는 "나 일자리 찾고 있어요"라고 공개적으로 말하는 게 큰 흠이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한국의 맥락은 조금 다릅니다.
헌법 32조가 '근로의 권리'를 명시하고 있고, 정당한 사유 없이 해고하면 법적 책임을 집니다. 고용 관계가 한번 맺어지면 고용주가 더 큰 책임을 지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한국에서 "나 이직 준비 중이에요"라고 공개하는 건 미국과는 다른 뉘앙스로 읽힐 수 있습니다.
물론 한국도 빠르게 변하고 있고, 이직에 대한 인식도 많이 열려가고 있습니다. 다만, 여전히 업계와 직급에 따라 이 배지가 주는 인상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은 고려해볼 만합니다.
현직에 계신 분이라면, 한 번 더 생각해보셔도 좋습니다.
이건 '하지 마세요'가 아니라 '점검해보세요'입니다.
리크루터 입장에서 솔직히 말씀드리면, 현직자가 오픈투워크를 달고 계시면 "혹시 현 직장에서 어려움이 있으신가?"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물론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죠. 하지만 첫인상이 그렇게 형성될 수 있다는 건 알아두시면 좋겠습니다.
또 하나 고려하실 점은 현 직장입니다. HR은 링크드인을 봅니다. 경쟁사도 봅니다. 업계는 생각보다 좁습니다. 의도치 않게 현 직장에서의 입지에 영향을 줄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미 퇴사를 결심하셨거나, 현 직장과의 관계가 명확히 정리된 상황이라면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알고리즘이 프로필을 어떻게 읽는지도 참고해보세요.
여기서 많은 분들이 놓치시는 부분이 있습니다.
"리크루터 전용"으로 설정하면 안전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링크드인의 검색 및 추천 알고리즘은 해당 프로필을 '적극 이직 희망군'으로 분류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일부 리크루터들은 이직 확률(Likelihood to Move)이 너무 높아 보이는 후보자보다 설득해서 데려와야 하는 사람 에게 더 끌린다는 겁니다. 특히 시니어 포지션일수록 그렇습니다.
이게 공정한지 아닌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다만 시장이 그렇게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는 걸 아시고 전략을 세우시면 좋겠습니다.
시니어나 임원급이시라면, 다른 방법이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디렉터, VP, C레벨 포지션을 찾고 계신 분들께는 조심스럽게 다른 접근을 권해드립니다.
임원급 이직은 조금 다른 경로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리테이너 서치, 업계 네트워크, 신뢰 기반의 소개 등이죠. 이 레벨에서는 공개적인 구직 신호보다 조용하지만 확실한 존재감 이 더 효과적일 때가 많습니다.
물론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업계 전환을 공개적으로 선언하시는 경우나, 이미 퇴사 후 새로운 도전을 알리시는 경우라면 오픈투워크가 오히려 강력한 메시지가 될 수 있습니다.
대안이 될 수 있는 '사일런트 서치(Silent Search)'
현직에 계시면서 이직을 준비하신다면, 사일런트 서치(Silent Search)도 고려해보실 만합니다.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잠재적 이직 신호를 시장에 보내는 전략입니다.
리크루터와의 개별 네트워킹을 강화해보세요. 커피챗 한 번이 생각보다 많은 문을 열어줍니다.
업계 이벤트에서 자연스럽게 존재감을 드러내보세요. 컨퍼런스, 세미나, 웨비나에서 질문하고, 발표하고, 연결되세요.
콘텐츠로 타겟 기업의 의사결정자와 연결되어 보세요. 평소 관심 있는 회사의 핵심 임원 게시물에 의미 있는 코멘트를 다세요. 당신의 인사이트가 담긴 글을 쓰세요.
초록색 배지가 아닌 '관심사', '전문성', '네트워크' 라는 세 가지 무언의 신호. 이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결국 '누구에게, 언제'의 문제입니다.
오픈투워크가 맞는 분들도 분명 계십니다.
주니어(3~5년차)분들께는 좋은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더 많은 기회, 더 많은 포지션에 노출되어 빠르게 시장을 탐색해야 하는 단계에서 오픈투워크는 탐색 효율을 극대화합니다. "저 여기 있습니다, 기회를 찾고 있습니다"라는 선언이 의지로 읽힙니다.
이미 퇴사하신 분, 업계 전환을 선언하시는 분께도 명확한 메시지가 됩니다. 맥락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반면, 시니어 및 임원급께는 '질적 가시성'이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몇 명이 보느냐'보다 '누가 보느냐'가 중요한 단계이기 때문입니다.
마무리하며
오픈투워크 배지는 미국의 유연한 고용시장에서, 팬데믹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태어난 도구입니다.
한국 채용시장의 맥락은 조금 다릅니다. 이직에 대한 인식, 고용 관계에 대한 기대, 네트워킹의 방식이 다릅니다. 도구는 맥락을 이해하고 쓸 때 가장 효과적입니다.
배지를 다셨다면, 그 용기와 적극성을 응원합니다. 아직 고민 중이시라면, 이 글이 작은 참고가 되셨으면 합니다.
AI 시대, 당신의 다음 커리어는 초록색 테두리만이 아니라 당신이 꾸준히 쌓아 올린 전문성의 콘텐츠와 전략적 시그널에서도 시작될 수 있습니다.
"오픈투워크 배지, 나에게는 기회일까? 다른 방법이 더 맞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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