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너 깍두기 해!”
동네 골목. 해질녘 술래잡기를 하려는데 인원이 애매하게 남았습니다.
누군가는 달리기가 느리다는 이유로, 누군가는 체구가 작다는 이유로, 또 누군가는 그저 1~2살 어린 동생이라는 이유만으로 깍두기가 되었습니다.
깍두기는 어느 팀 소속도 아니었지만, 동시에 모든 팀의 일원이었습니다.
얼음땡에서 술래에게 잡혀도 아웃이 아니었고, 친구를 구해줘도 점수는 없었습니다. 그저 골목 한복판에서, 함께 뛰고 웃을 수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이상한 룰이었습니다.
하지만 30~40년이 지나 회사라는 또 다른 술래잡기 판에 서보니, 깍두기는 단순한 놀이 규칙이 아니었습니다.
그건 우리 세대가 몸으로 배운 '약자를 배려하는 법'이었습니다.
깍두기는 '낙오자'가 아니라 '배려'였습니다.
어린 시절을 기억해보면, 깍두기를 하던 아이는 대부분 달리기가 느렸습니다. 술래잡기에서 제일 먼저 잡히는 아이, 얼음땡에서 맨날 얼어있는 아이.
그런데 묘하게도, 깍두기가 있어야 놀이가 시작됐습니다.
왜일까요? 우리는 본능적으로 알았습니다. 혼자 남겨진 친구의 표정이 어떨지를.
"야, 너 빠져"라고 말하는 순간, 그 아이는 그냥 집에 들어갔습니다. 다시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골목은 조금 더 쓸쓸해졌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불완전한 규칙을 만들었습니다. 정식 멤버는 아니지만, 그래도 함께. 완벽하진 않지만, 그래도 같이.
그게 '인간존중'의 시작이었습니다.
IMF 이후, 우리는 무엇을 잃었을까요?
90년대 말, IMF가 왔습니다. 어른들은 밤새 뉴스를 봤고, 아빠들은 회사에서 돌아오지 않는 날이 많아졌습니다. '구조조정'이라는 단어를 그 당시 뉴스에서 처음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상한 문화가 들어왔습니다. 왕따, 은따, 이지메.
깍두기는 '끼워주는 것'이었는데, 왕따는 '밀어내는 것'이었습니다.
경쟁이 심해지면서, 조직은 '약자를 포용하는 법'을 잊어버렸습니다.
"너 때문에 우리 팀이 지는 거야!" 누군가 이렇게 말하는 순간, 깍두기 문화는 사라졌습니다.
회사라는 새로운 술래잡기 판.
회사는 골목보다 훨씬 냉정한 술래잡기 판이었습니다.
성과 지상주의. 분기마다 돌아오는 평가. 희망퇴직이라는 이름의 강요. 권고사직이라는 완곡한 퇴출. 그리고 은따.
회의 때 의견을 묻지 않습니다. 중요한 프로젝트에서 제외됩니다. 점심 약속에 부르지 않습니다. 메신저 답장이 늦어집니다.
직접 내쫓지는 않지만, 스스로 나가게 만드는 문화.이게 우리가 '효율'이라는 이름으로 만든 조직 문화입니다.
깍두기가 희미해진 자리.
요즘 아이들은 골목 대신 온라인 게임에서 팀을 짭니다. 레벨이 낮으면 "너 빠져!" 실력이 부족하면 "다음 판부터 안 껴줄 거야!" 팀 순위에 방해가 되면 바로 강퇴.
공정합니다. 효율적입니다. 하지만 뭔가 쓸쓸합니다.
우리 세대는 그렇게 말하지 않았습니다.
"야, 너는 깍두기 해. 잡혀도 괜찮아!"
그 한마디가, 그 아이를 골목에 남게 했습니다.
깍두기는 '비효율'이 아니라 '품격'이었습니다.
저는 요즘 채용 현장에서 자주 생각합니다.
이 사람, 당장은 부족한데... 그래도 팀에 필요한 사람 같은데. 함께 성장하면 되는데.
깍두기는 당장의 기여도가 낮았습니다. 점수에도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깍두기가 있었기에 게임이 시작되었고, 그 게임 속에서 깍두기는 조금씩 성장했습니다.
우리는 그 시절, '즉시 성과'보다 '함께 성장'을 선택했습니다.
AI 시대라고 다를까요?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결국 조직을 움직이는 건 사람입니다.
당신의 조직에, 깍두기가 있습니까?
느린 사람을 기다려줄 여유가 있습니까? 서툰 사람에게 다시 기회를 줍니까? 약한 사람을 밀어내는 대신 끌어안습니까?
깍두기는 비효율적이었지만, 그 비효율 속에 여유가 있었습니다.깍두기는 불공정했지만, 그 불공정 속에 품격이 있었습니다. 깍두기는 의미 없어 보였지만, 그 무의미 속에 인간다움이 있었습니다.
"오늘 여러분은, 누군가를 깍두기로 만들어주셨나요?"
"그리고 당신은 누군가를 위해 기꺼이 '깍두기'가 되어줄 여유와 품격을 가지고 있습니까?"
회사는 결국 사람이 만듭니다. 골목처럼 따뜻하진 않더라도, 최소한 서로를 밀어내지 않는 곳.
그런 조직을 만드는 게, 우리 세대가 다음 세대에게 물려줄 진짜 유산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2025년, 참 많이 달리셨습니다.
최근 서울자가에사는김부장 보면서 씁쓸하면서도 묘하게 위로받았습니다. 우리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버티고 있구나.
연말의 달인 12월의 첫 번째 금요일입니다. 오늘만큼은 잠시 멈추고 주변을 둘러보시길.
혹시 당신 곁에 깍두기가 필요한 사람은 없습니까? 당신이 누군가의 깍두기가 되어줬던 순간이 있다면, 나눠주세요.
조금 일찍 연말 인사 드립니다. 따뜻한 연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
#해질녘집에들어가기싫었던 #엄마의밥먹어소리들을때까지 #스마트폰없던시절 #MyNe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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